한량
海月정선규
토끼 털 같이 휘어지는 구름아!
온 종일 너를 장맛비에서 깃털을 빼어내어
종알종알 흙살이 부지런히 보내노라
흘러만 가는데 뜨내기 부평초처럼
사는 인생 한량 놀음에 올 배추농사 견주어
그만 그치고자 하니 가을 병풍처럼 맑은 수놓아
오르는 꿈 세상 최고의 맛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