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층법의 극대화
海月정선규
바람이 지나가는 뒤안길 무성한 참나무 잎은
연신 낚아 올린 수많은 연어처럼 파닥파닥 뒤집어
곰 살 맞은 잎 그 갈라진 가시를 반짝이는 여울 소나타로
기름 발라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것을 말한다.
바람이 너울, 너울 잎을 스칠 때마다 참나무 멀미가 나고
영주 공공도서관 창밖에서는 돌아가는 그라인더 돌 가는 소리는
나른한 오후 수족관에서 유영하여 가는 금붕어를 지나는 매미 울음은
내 귓전을 맴돌아 이팝나무 모퉁이를 돌아보았다.
이 팝 저 팝 뻥 뻥 하얀 꽃밥 튀겨
내 살갗에 간질, 간질 소름 끼치는 달 살 보푸라기
보풀, 보풀 부풀어 튀어나오는 느낌은 극에 달아올라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