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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034 등록일: 2014-03-26


海月정선규

 

술 술 술

세 번이면 다 넘어간다.

오늘도 침대 끝머리에 앉아

하염없이 구름 과자 삼키며

홀아비 속을 누가 달래나 줄까.

, 속이 자꾸만 써레질 들어온다.

세상만사 어차피 다 잊지 못할 일인 것에

무슨 미련이 있어 술기운 빌려 맞아도 아니 아프다 하고

가로 등불 아래 안방 살이 신발 벗어 옷 벗어 객기 부리다 

잠에 취할까

내일이면 깨리니 또 마시리

그렇게 삶에 취해 남는 일은

취하고 취해서 죽는 줄 모르고 

취해 자는 줄만 알다가 기쁨이 없이 가리니

이를 서러워서 어이 할꼬.  

술병에 가난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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