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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주홍글씨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619 등록일: 2014-01-09




주홍글씨

 海月정선규

 

 주룩주룩 오려는가.

눈이 펑펑 내리려는가

 타들어 가는 가슴의 고랑은 

밋밋하구나.   

 

송이송이 봉선화 연정에서

청량하게 톡 쏘아 올리는 사이다처럼  

화이트 하얀 배설이 오른다면 

거푸 시원하리라.

 

웃음의 눈물을 삼키는 사람들

20년 된 사람

7년 된 사람

10년 된 정신병원

누이야

겨울을 하얀 눈을 데리고

봄 찾아가듯

나를 데려가렴.

 

기다리고 기다리며

우울한 불면의 밤만 늙어가는구나

갈 곳 없는 것도 죄

돈 없는 것도 죄

몰라서 못 나가는 것도 죄

 

, , 누가 천상의 죄인이더냐

난방도 없는 환자의 의무에 없던 병도 나겠구나  


짝 잃은 병원의 의무는 어디 있을꼬

그리할지라도(반의적) 참예의 은혜에 젖어가노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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