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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살아가는 날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468 등록일: 2013-10-10

살아가는 날들

海月정선규

살아가고 살면서 빼빼로 까먹듯 습관처럼 살아져 가는 날들, 때로는 밋밋하고 지루한 감이 있어 나도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 싶은 마음에 어디선가 몰려오는 울적한 마음으로 멍하게 창밖을 내다본다. 그리고는 또 하나의 습관처럼 떠오르는 생각,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것이 내 삶의 전부인 것을 알면서도 짐짓 마음 따로, 몸 따로, 내 뜻 따로, 자아를 잃어가는 내 모습에서는 하루같이 하늘, , 별관 지느라 돌이킬 줄 모르고 싶어만 간다. 엊그제 그리고 어제는 전혀 잠 이루는 밤이었다.

글쎄, 내 육체의 그 어떤 저항이랄지. 반란이랄지. 내 항문 밑에서 누군가 항문 속으로 죽창으로 찌르는 듯하면서 아프기보다 간질간질 감질나게 전류가 흘러들어오는 이질감 같은 느낌 때문에 도저히 잠으로 넘어 들어 갈 수가 없었다.

요즘 머리가 아프다. 순간온수기처럼 빨갛게 얼굴이 달아올랐다가는 식은땀이 나면서 해열의 질곡을 지나 마음은 먹먹하고 표정은 멍하게 떠오른다. 내 머릿속에서 까만 우주가 펼쳐진다. 까맣게 뜬 흑암 속에서 반짝반짝 정전기 빗 알 같이 매우 작은 원자가 떠다닌다. 윙윙 벌레의 울음소리가 내 귓전을 울리고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상하게 헷갈린다. 금방 갔던 길인데도 어딘지 모르게 낯설어 쉽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몽유 적 현상 아니 어쩌면 현장에서 발상이라 할 것이다.

정신이 몽롱하면서 분별력은 떨어져 나가고 멍하여 지금 내가 무엇하고 있는지도 전혀 알지도 느낄 수도 없는 현상, 굳이 표현하자면 육체 밖에서 나를 바라본다고 할까.

컴퓨터 박에서 열리는 인터넷 창을 바라본다고 할까. 가끔 컴퓨터 바탕 위에 떠 있는 아이콘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만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중력 상태이다. 걸을 때면 왠지 낭떠러지 끝에서 떨어질 것만 같으면서 사뿐사뿐 구름 위에 떠서 걷는 느낌에 꼭 땅이 입을 벌려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은 마음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유지하여 멍하게 있다. 마치 내 육체 안의 세포가 줄어들며 조여 오는 상상을 동반한다.

몸과 마음을 동반하는 저기압으로 기분은 울적하다. 어떤 때 보면 무의식 속에 뚱뚱 떠가는 듯한 서정에 이르기도 하며 마치 모든 것은 저절로 시작하여 이루어지는 것만 같다.

옛날 어르신들 말씀처럼 귀신에 씌웠나? 싶을 정도이다. 길을 가다가 뒤에서 자동차 경적 소리에 자주 놀라기도 한다. 특히 병원에서 영주 공공도서관을 걸어가면서 이렇게 아득해지고 한 걸음 한 걸음 현기증이 나면서 골목이 가느다랗게 보인다. 금방 주저앉을 듯하다가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깜빡임은 느낌표가 된다. 인정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도록 약물의 유도를 받는다고 할까. 걸음마다 아찔하다. 대치와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전시 상황과도 같은 것. 과연 이것의 실체는 무엇일까? 어쩌면 열쇠가 자물통으로 들어가는 골목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인정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나를 붙들어 놓은 풍경처럼 서 있다.

아참! 그러고 보니 아침마다 영주공공도서관으로 발길 옮기다 보면 벧엘 건강원이 있고 바로 옆으로 울타리를 연상케 하는 작은 나무 대문이 있고 문화카페 시인과 촌장이라 쓰여 있고. 작은 현수막에는 문화카페 시인과 촌장, 시와 음악이 있는 풍경, 매주 셋째 주 수요일 저녁 8시 시 낭송과 함께 작은 음악회 행사가 현수막에 적혀 있다.

그 옛날 언제부터 한번 가보고 싶다. 가봐야지 하면서도 아직 참석해본 일은 없다.

더구나 시인과 촌장이라면 내가 아는 권영의 시인의 별명이다. 그런 탓일까. 싶게 많은 관심과 애정이 간다.

그런데 말이지 내가 영주 온 지 일 년이 넘었는데 오며 가며 자주 차 안에서 갓길에서 마주했던 자인 병원, 카톨릭병원, 인애가 한방병원을 다 거치는 인연의 둘레 길을 이루었다.

이제 다음은 시인과 촌장이 되지 않을까.

삼봉하면 정도전이고 정도전 하면 삼봉이 아니던가? 그래 세 개의 산봉우리에 삼각형을 이루어 그 위에 구름처럼 삼봉 선생을 떠받들어 앉았다. 이것은 나와 삼봉병원의 인연이다. 남들은 세 개의 산봉우리를 우습게 여기지만 분명히 정도전의 호는 예사롭지 않다. 간혹 내 호, 필명을 되짚어 보기도 한다. 낙동강 문학으로 등단하면서 창송 이병한 선생이 현재 한국시민문학협회 성군경 회장께 부탁해서 얻은 이름이다. 海月, 바다와 달, 달과 바다, 바다 위에 뜬 달, 어떻게 보면 등대지기처럼 외로움이 그을려 오른다. 하지만 달은 빛이다. 바다를 평정하는 빛으로 나타난다. 그러고 보면 나는 지금 신의 문학, 구원의 문법을 놓고 짓눌려 있는 무의식으로 억압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우 조심스럽게 가늠해본다.

어느 카페의 사진을 보니 아이를 업은 엄마가 모래사장을 거닐어 가고 발자국은 딱 두 개의 발자국만 남아서 삐거덕삐거덕 불어오는 가을바람의 끝으로 대문 여닫는 소리를 내며 엄마와 아들의 동행 가운데 가는 길을 삶처럼 반추하여 떠올린다. 어느 날 보았던 영적 전쟁이라는 책을 떠올린다. 우리의 삶은 그냥 삶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육체 밖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 싶다.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은 장막일 뿐이다. 시간에서 절망까지 삶이라는 장막 안의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 하는 말도 장막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이루어져야 이루어지는 것이지. 죽은 다음은 밖의 일이다. 성경 히브리서를 보면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는 것들의 증거이니 했다. 뭔가 사람은 이룰만한 일을 가져야 한다. 함축하여 말한다면 바로 이것은 꿈이다. 닭이 먼저이냐. 달걀이 먼저이냐 하지만 모든 일은 생각에서부터 출발의 시점이다.

무슨 일이든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을 마음속의 바구니에 담아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하여 내가 먼저 무엇을 하며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하는 준비하는 마음의 전제 하에 모든 일은 놓여 있다. 이것이 실상이라면 실상일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고 살아가면 그 어느 날 그림자처럼 따라 붙어오는 것이 꿈의 실현이 아닐까. 다시 말해서 바라는 마음, 간절히 원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동반해야 한다. 범죄가 먼저이고 나중이 증거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 했다. 나는 모든 것을 다 알기를 원하지 않으며 지식에 해박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나 자신만 아는 것이다. , 모든 사람의 형질은 똑같다. 다르다면 성정이 다른 것뿐이다. 나를 알면 남을 아는 것이요. 나를 사랑하면 남도 사랑하는 것이다. 나 자신만 알아간다면 거의 온유한 마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에스더는 말했다. 죽으면 죽으리라. 죽겠다고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지식의 홍수의 시대,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별력이다. 죽음 아니면 생명의 부활이고 생명의 부활에 참여하지 않으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는 것이다. 사람이 세상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반전의 삶에서 흘러가는 삶을 빼면 될 것을. 집착하지도 말고 집요하기도 말고 단순하게 살자. 그냥 더하였다가 빼어낼 줄도 알고 곱하였다가 나눌 줄도 알면서 순수하게 흘러가면 그만이지 아니하겠는가. 오후 26분 창밖으로 바람이 스쳐 간다. 영주공공도서관을 스치고 꽃동산 로터리를 돌아 서천에 머문다.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확연한 사실은 불다가 가라앉았다가 다시 일어나 불어온다는 예고성을 덧칠하여 일으키는 삶 가운데 임하게 된다는 매우 간결한 표현을 해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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