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海月정선규
소쩍새 우는 밤
쩍 쩍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참밀가루 반죽 그릇에 내 귀를 맡기고
소쩍새 울음소리를 마음에 받아
발아래 수족 하면
내 혀끝은 갈라진다.
감미로운 아내의 손맛으로
쫄깃쫄깃 노르스름하게 잘 퍼진 파전에
떡 하니 차려 막걸리 한 잔에 마음이 기울어지니
입안을 들추려다 들킨 듯 아직 나머지 공부가 더 남았는가.
문득 아버지 손끝을 스쳐 매끄러운 논바닥을 쩍쩍 갈라져 들어가는
모내기 시절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