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 마음 알까?
海月정선규
사람이 올 때가 있으면 반드시 갈 때가 있는 법인데 당신은 내 마음 알까? 내 갈림길에 이렇게 서 있는 나를 알까? 내 마음 알아줄까? 움직이는 사랑이기에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돕는 배필이 되어가는 나 모습을. 가야 봐야 부처님 손바닥이고 뛰어봐야 벼룩이라고 말하던 당신. 참, 그 말이 우주에서 떨어진 말처럼 그날 왜 그렇게 내 마음이 바늘에 찔린 듯 오돌, 토 돌 찔끔 아프든지 내 옛날부터 입버릇이 된 습관처럼 쉽게 잘라내는 말이 있다. 나중에 내가 결혼을 할지. 못 할지. 아무튼,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분명하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기다렸던 속말이 있었으니 절대 내 여자한테 상처 주지 않고 마음고생 시키지 않겠다고 자신을 쳤다.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 저 사람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하늘로부터 내게 입혀줄 수 있는 사람, 묵묵히 내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 나를 보고 좋아해 주는 사람, 사랑에 긍정적인 사람을 원했다. 내 몸에 딱 맞는 옷처럼 돕는 배필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하곤 했었다. 글쎄 어떤 교회 사모님은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이렇게 가르쳐 주셨다. 기도하되 구체적으로 눈을 크고 입술은 곱고 키는 어느 정도 커야 하고 머리는 생머리에 얼굴이 둥글고, 크고, 고, 고, 언제까지나 쭉 말로써 밀어붙이는 식이었다. 하지만 전혀 나는 달랐다. 무엇보다 성격이 나와는 반대인 여자를 원했다. 왜냐하면, 똑같은 성격의 소유자가 둘이 하나가 되기 쉽겠지만,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언제나 변화가 없을 듯했으며 서로 배려할 줄도 모르고 똑같은 성격이 하나가 되어 부러지는 소리가 우람하고도 유창하게 아주 크게 날 듯했다. 모든 세상 일이 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지만 그중에 결혼해서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그 어떤 세상일보다 어렵다. 그저 서로가 하나가 되어가되 때로는 알면서 모르는 척 살며시 토라져 지나가면서 살짝 바람이나 불어주고 또 때로는 모르면서 아는 척 바라봐주는 관심으로 그렇게 하나가 되어 가는 것을 원했다. 그저 옆에 앉아만 있어도 내가 저 사람 때문에 살지. 내 존재 이유가 내 사랑이지. 내 사랑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갈까? 내 사랑을 위하여 어떻게 기쁘게 해줄까? 말 그대로 행복한 고민이다. 그래서 말인데 사랑도 돈이 있어야 하는가보다는 생각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 돕는 배필이 되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나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가장 힘들 때가 곁에 있으면서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할 때와 남자는 사랑보다는 자신의 야망을 더 크게 여긴다는 것이다. 또한, 남자는 아무래도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돈을 많이 쓰는 반면 여자는 가족을 위해서 안으로 돈을 쓴다는 것이다. 아무튼, 당신을 만나고부터 내 생전에 처음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제 철이 드는가 보다.” 그래 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그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철이 들어가는구나 싶을 때가 많다. 비록 지금은 배 나온 짱구가 되어 보여줄 것이 없지만 뭔가 그 사람을 위해서 내 꿈과 갈 길은 더 바빠지고 있으며 나는 그 목적을 위해서 더 부지런히 생각하고 움직이면서 살아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 내가 가서 내 사랑에 빛이 나고 생기는 일이라면 조용히 내조받고 싶다. 둘이 생각이 하나가 되면 똑같이 움직이는 운명의 공동체가 되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사랑은 말이지.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밭에 숨겨 놓은 보배를 아주 자연스럽게 만나는 기쁨 마음이리라.
나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어차피 아직 가야 할 시간과 준비해야 할 시간이 있다. 붙어 있다가 떨어져 있으면 좀 아쉽고 옆구리가 허전하겠지만 오고 가는 날이 있고 올 수 있는 날에 또 아주 올수 있는 날도 있지 않은가? 내 평생 아무것도 더는 해줄 수 없다 해도 사회생활하면서 바람피우고 나가서 도박하고 늘 하는 일 없이 술에 취해 지내면서 있는 가슴 없는 가슴 없는 가슴 다 태우고 싸우고 부수고 우리네 아버지들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신의 믿음의 바탕으로 내 삶을 살 것이다. 사랑, 사랑, 당신은 내 학습이다. 내가 앞으로 당신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고 표현하며 들여다보고 몰랐다가 알게 되어 기뻐하며 항상 사랑은 밭에 숨겨놓은 보화처럼 여기며 보배롭게 만들어갈 것이다. 내게 마음 주는 사람에게 나도 마음을 주는데 벌써 이것이 하나가 되어가는 징표이지 무엇이겠는가? 물에도 줄기가 있고 나무에도 줄기가 있어 숨쉬기 운동을 하며 살아가는 듯 내 인생에 줄기가 있다는 것은 가정의 조직성을 지녔다는 것이리라. 사람들은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해서 사회적으로 불륜을 형상화하고 합리화시켜 온당함을 주장하는데 움직이는 사랑은 맞지만 글쎄 가고자 하는 방향이 그릇된 것이다. 전혀 모르는 남녀가 만나서 연애하고 그러고도 결혼해서 보면 상대방을 다 알았다고 생각했거늘 정 모르는 결과만 나오니 결국에는 이혼이다. 성격차이다. 불협화음이 난다. 결혼의 비밀은 무엇일까? 아는 것이다. 알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 아는 척 그렇게 아는 것을 기쁨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배려한다면 분명히 두 사람은 남들이 알게 모르게 하나가 되어갈 것이다. 아니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하나가 되어 주는 기쁨을 알아가야 한다. 그러면 그 사랑은 날마다 새롭게 또 다르게 보일 것이다. 특히 자존심은 버려야 한다. 아니 채소밭에서 잡풀을 솎아내듯이 솎아서 내 마음 밖으로 버려야 한다. 나는 그 사람이 관심 줄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다. 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낮아지는 마법이 성행하는가 보다. 잘해야지. 잘해야지. 해서 잘하는 것이 아니고 이상하게 마법에 걸린 듯하게 아주 당연하게 그 사람 앞에서 나오는 또 다른 나를 보면서 당신도 그럴까? 싶은 마음에 어린아이처럼 달려가서 물어도 보고 싶고 웃으며 화답해보고도 싶다. 사랑하니 사람이 달라진다. 옛 말에 하나도 틀린 말 없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 말뚝에다가 절한다고 하는데 그 유효기간은 매우 짧다. 갓만의 차이다. 몰랐던 사람을 내 사랑으로 아는 것 혹은 알아가는 그 재미가 얼마나 쏠쏠할까? 사람이 정말 예쁠 때가 언제일까? 얼굴로만 따진다면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유리하겠다. 그러나 그 예쁘다는 것은 예쁜 짓을 하므로 전에 없이 아니 보이지 않아서 볼수 없었던 보화가 보배롭게 빛이 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도 다 순서가 있고 지켜야 할 순리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사랑하는 법이 있다. 백 마디의 말로 아무리 사랑해. 사랑한다고 해도 그것은 분명히 사랑보다는 충동적인 마음의 요소들로만 보기 좋게 언어의 향기에 꽃잎을 묻혀놓았을 뿐 진정한 사랑의 행위가 없다. 신앙의 믿음에서 나는 배웠다. 먼저 입으로 시인하여 마음으로 믿어 구원에 이른다고 했다. 사랑도 그렇다. 먼저 내가 입으로 시인하여 마음으로 믿어 사랑에 이르는 것이다. 이것이 아주 오묘하게 언어로 사랑하는 법이다. 우선 말과 표현이 먼저 꽃처럼 향기를 내는 것이고 그다음으로 비로소 차근차근 마음으로 믿어 구원에 이른 사랑을 돕는 배필이라는 비밀의 열쇠를 가지고 비밀의 환원으로 향하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해서 열 덩어리만 생각하지 말고 화끈하게 달아올라도 사랑의 바탕을 두고 서로 알아가면서 열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참 이렇게도 쉬운 것을 그놈의 열정이 다 좀 먹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지금까지 결혼도 못 하고 살아온 것이 더 큰 것으로 받기 위함이라면 위함일 것이다. 이제 나는 육에서 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내 믿음으로 사랑까지도 옮기는 것이다. 내 영적 공사 중이다. 하나님께 감사의 영광을 돌리며 그 사람에게도 말없이 감사한다. 이제 앞으로 하나님께나 사람에게나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