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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당신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585 등록일: 2013-03-04
당신
 海月 정선규

나의 모습에 당신이 웃으면 나도 웃고
당신이 내 모습을 바라보노라
좋아하면
나도 은은한 미소로 달아오른다
당신을 보노라면
당신은 영락없는 내 사랑의
질서가 되어 가지런히 피어오른다
곧 당신의 기쁨은 내 것이 되고
나는 당신의 사랑으로 동행한다

내 육체에 당신의 영혼을 흠뻑 담근 채
가죽옷으로 지워 입고 살듯하기도 하고
혹은 당신의 육체에 내 영혼을 잠겨 놓고
나는 당신이 되고
당신은 내가 되어 이끌어간다

글쎄 뭐라고 할까
지금 우리는 하나가 된다는 것에서
당신은 나를 기뻐하고
나는 당신을 기뻐하는 영광 때문에
점점 감미로워 절로
나의 품 안으로 지그시 눈 감아 들어오는
기품의 끝으로 당신과 나는
하나로 온전히 영화롭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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