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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당신은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197 등록일: 2012-12-09
당신은
海月 정선규

고난의 삶에
내 영혼이 지쳐서
외롭고 힘들 때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
나를 그리움으로 더 떨게만 했습니다
아침에 만나는 당신은
나를 흔들어 깨우는 손길이었고
점심때 만나는 당신은
한낮의 햇볕처럼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저녁때 만나는 당신이라면
그저 저물어가는 해와 같았기에
정말, 정말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기에
꼬리 없는 산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 당신은 내게 산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것으로
더 좋은 것으로
나를 옮겨가시는
사랑이었습니다
나의 약함을 강하게
여벌 옷으로 갈아입히시고
예복 한 벌 장만하시느라
좋은 곳으로
자꾸만 나를 데려가시는
움직이시는 사랑으로 보여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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