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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핑계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090 등록일: 2012-11-26
핑계
海月 정선규

고물을 주우려 거리에 나가보니
자전거를 탄 사내가 주워가고
다시 나가보니 유모차를 밀고 가는
할머니가 싹 쓸어가는가 싶어
뒤돌아 다시 나가보니
아주동이 나고 종이 한 장 없다

그리할지라도
잠시 마음을 녹이느라
한적한 공원에서 잠을 청하니
웬 꿈속의 포장이요
멍군이요
장군이요
차, 포가 들썩이는데
문득 장기 알은 온데간데없고
불현듯 어디에선가
튀어나온 동전으로
장기를 두니

이제 내 삶에 핑계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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