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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내기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924 등록일: 2010-10-05
내기

어떤 두 사람이 내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기가 너무 어렵고도 황당한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그의 친구에게 말을 했지요
시뻘겋게 달아오른 쇠막대기를 보면서요
만약 이 불을 받는다면 무엇이든 다 해주겠다
그러자 상대편 친구는 너무 황당하고 또 어찌할지를 몰라
그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 불을 손으로 받는다면 큰 화상을 입을 것이고
안 받자니 내기에서 지게 생겼고
그렇다면 여러분이 이런 내기에 참여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세상에서 계란을 세우는 일과 불을 받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계란을 한 번 세워보세요
그 뾰족한 타원형이 설까요?
한참을 고민하던 친구가 주머니를 뒤적였습니다
그러더니 담배를 꺼내어 불을 댕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자 이 불을 이젠 받았으니 내가 이겼다. 고 했습니다
그러자 상대방 친구가 놀라서 외쳤습니다
"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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