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정에 돌아오는 길 海月 정선규 서울 갈빗집 사장으로 살던 김씨는 이 추운 겨울 지하도바닥에 신문을 깔고 누워 온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다 하얀 서리꽃이 빼곡하게 핀 지하도 천정을 올려다본다 얼마나 삶의 여정을 눈시울이 뜨거웠으면 지하도 천정이 머리맡으로 내려앉는다며 하늘의 좋은 소식이 임박했다고 식을 땀 흘리며 옹 앓이를 다 했을까
흘러간 세월에 갈빗집 사장으로 남부러울 것 없이 돈이라면 돌도 씹어 삼킬 듯 두 어깨를 오롯이 세운 채 고생은 남의 이야기일 뿐 오직 가족을 위해 쉬는 날도 없이 수더분한 양으로 앞만 보고 거칠 것 없이 죽을 둥 살 둥 자신을 내려놓고 살았건만 세상에 거친 돌이었는가 당연히 부딪힐 돌에 부딪힌 듯이 깨어졌다
정말 이것밖에 안 되는가 차디찬 글라스에 따르는 술처럼 차디찬 지하도바닥에 그의 영혼은 허무하게 쏟아져야만 하겠는가 흐르는 인생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일생이 되어야 한다 자신감을 내세워야 한다 되뇔 때면 비상구 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이미 이승과 저승을 떠돌아다닌다
이제는 유와 무를 떠나 패자부활전을 꿈꾸며 자신을 맞수로 놓고 날마다 겨냥해 싸워 결박하는 찰라 잠재되어 나오는 자신감에 세상을 가볍게 치 고 빠지노라면 그 어느 날인가 모름지기 세상을 돌아 늦은 귀가하는 중일 뿐이라 스스로 위로하며 암시하는 의식으로 봇물처럼 터질 때 어긋난 운명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돌아오는 기적에 소리를 연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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