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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380 등록일: 2010-10-02
쿵 海 月 정선규

점심 먹다 땅 꺼지는 쿵 소리에
아니 무슨 일이야 깜짝 놀라고 만다
밝힘증 환자로 마음이 간지러워진
나는 징그럽게 두드러기 난다

내 영혼의 문짝이 영식이네! 집으로 향한다
고장 난 라디오로 수신하는 주파수처럼 시끄럽게
웅성웅성 대는 잡음이 섞인 목소리로 아직 다 버무려지지
못한 양념이 든 구성진 소리로 들려온다

찌르르 출렁이는 잡음들이 온몸을 조율해 들어오는
율동감의 선율에 피가 놀라 역류의 현상 일으킨 것처럼
빨갛게 혈색 물들여 허겁지겁 들어와 이모저모 흩어져
홍조 빛 닮아가는 영식이 얼굴을 보아하니 누군가의 궁금한
물음에 꼬집혀 고백하고만 결혼이 배경 산맥으로 펼쳐진다

내 친구 영식의 결혼 소식이 옆집 뒷집 앞집
아주머니들 입심 방귀로 쫓겨나 백두대간으로 쭉 뻗은
이웃을 넘어 호박이 덩굴째 굴러 들어온다는 격앙스런 몸짓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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