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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가끔은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096 등록일: 2011-12-28
가끔은
 海月 정선규

가끔은 피어나는 장미를 보면
깍지 끼워진 봉오리
꽃잎이 맞물려 자꾸만
얄포름한 살갗으로 붉은 물 들어가는 것이
꼭 어떤 사람이 코브라에 물려
살이 썩어들어가는 고통의 현장을 체험합니다

고통이 심하게 느껴질 때마다
신경을 엄습해 마비시키는 탓으로
한 꺼풀 벗고 또 한 꺼풀 벗어
이는 바람에 쓴 잔 놓쳐 깨뜨릴 듯한데
잔잔하면서도 너무 고결하게 고개 젓더니
넌지시 태양을 바라보는 사글어들지 않은
그 실체로 잠속으로 빠져갑니다

난 당신의 십자가 그 곁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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