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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김치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327 등록일: 2011-12-26
김치
 海月 정선규

검푸른 11월이 다 갈 무렵
어머니 따라 먼 길 나선 배추
푸릇푸릇 생기 발랄하게 생성된
자아의 도취로 튼실한 알집 혼수 장만해
시집오던 날

소금 참하게 탄 물에 몸 담가 마음
차분히 가라앉힌 채 다소곳이 빚어
사뿐 한 걸음의 설렘이 스며오는 전율 만점

썩어질 것으로 곧 죽을 듯 몸살 하더니
곧 썩지 않을 것의 젖어 거듭 갈아입는
일의 참 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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