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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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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029 등록일: 201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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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海月 정선규 

온몸이 저리다
가운데 나 세워놓고
두 사람이 이리저리 먼저 끌어가려고
줄다리기로 다투기라도 하듯
양다리와 몸을 향해 넘실댄다

이 몸 다 넘어 어디 가려는지
바닷가 모래알 깨알처럼 씻듯
날름날름 밀려왔다 갔다
빨래 치대는 손보듯 하다

내 육체에 담긴 피가
그릇에 담긴 물이라도 된 양 파문이 인다
밖에서 누구 한 대 때린 것처럼
충격은 피를 타고 움찔하는
무늬 짓는 결의 결정체가 된다 

꼭 걷다가 다리에 힘없어 넘어질 듯한
어지러움이 빙그르르 돌아간다
겨우 가방 하나 걸었는데 견디다 못해
통증에 거반 앞으로 쏠려 있다

순간 꿈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십자가를 짊어지신 채 가신 그의 모습이
보지는 못했지만 본 것처럼 떠오르는 형상
무거운 십자가 짊어지신 채 절며 절며 가셨을 것 같은
낯설고도 의문의 생각이 무게를 더 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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