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배기 밭에 배추가 까치발 세워 걸터앉은 11월의 정서 아래 옹골진 포기 접어 겹겹이 배추 알 싸맸다 작년 이맘때 옆집 김씨가 언덕배기 밭에 배추 심어 먹겠다고 굴뚝같은 마음에 붙잡혀 와서 작정한 듯 시원한 냉수 한 그릇 마신 김에 말을 했었다 나는 깊은 해저로부터 솟아오르는 이웃 간의 우정에 못 이겨 아주 짜릿한 감동의 끝으로 생파 씹은 듯한 아릿아릿한 감정이 코끝을 자극해 왔다 그래서 나는 토라지듯 하면서도 모르는 체 윙크를 전했었다 인제 와서 생각해 보면 김씨에게 배추 한 섬 알까 받기로 한 것은 알찬 일이었다.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