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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숲의 바람은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709 등록일: 2011-07-09

숲의 바람은

  海 月 정선규

숲 속의 집엔 바람이 산다
살얼음 덮어 내리는 달빛
실버들 불어오는 바람 무릎 베고
솔잎 비비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묵혀진 마른 잎이 살짝
발아래 노상에서 사각사각
피리 신음 앓는 소리로 부는데 깊은 산속
어느 초가에서 움츠리게 하는
곡소리가 된다

바람의 바짓가랑이가
참나무 턱 걸려 넘어지는데
애꿎은 가지 부러지는 음산함이
달빛 타고 달려온다

아카시아 나무
뼈마디가 내려앉더니
바람이 날겐 발놀림으로
빠져나가고 숲은 어느 시인의
시 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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