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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노인과 여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284 등록일: 2011-05-12
노인과 여자

술 취한 노인네가 여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여자는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모르는 척 다른 곳을 바라보며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노인네는 더 크게 소리쳤다
"XXX 년 XXX 같다"
여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노인네는 격앙된 목소리를 더 크게 높여 악을 썼다
"XXX 년 XXX 같은 년"
평소 노인의 모습에서는 언제이고 술 마시고 떠들거나
남에게 욕설을 퍼붓고 행패 부린 적 단 한 번 없이
그저 평범하면서도 점잖으신 할아버지였다
때로는 집에서 키우는 개를 몰고 나와 끌고 다니기도 했고
개밥을 사 들고 가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작년 겨울에는 전기장 판을 샀는데 온도를 아무리 높여도
미지근하다며 그날 두세 번씩 바꾼다. 고친다 하면서
들고 왔다갔다하기도 했다
항상 남에게 말을 함부로 하거나 말을 많이 해서 실수한 일도 전혀 없었고
남의 흉을 보는 일도 없이 할아버지의 하루는 그저 맑고 깨끗하기만 했다
나도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 몰라도 그 할아버지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다 받아들일 정도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여느 때와는 달리 사고가 나던 날
할아버지는 낮부터 술에 취한 채 비틀비틀 쓰러질 듯이 걸었다
노인네 오늘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가보다
아무렇지도 않게 봐넘겼더니 이게 웬일인가?
그 여자를 보더니 앞뒤 가리지 않고 포문을 열어
쏟아지는 소낙비처럼 그칠 줄 모른다
처음에는 모르는 척 듣고만 있던 여자가 더는 못 들어주겠는지
노인네 몸을 잡고 승강이를 벌였다
주위에 있었던 사람 중 남자 서넛이 노인네한테 그렇지 말라고
여자를 말렸다
그럼에도 여자는 멈출 줄 몰랐으며
노인네 역시 포문을 닫을 줄 몰랐다
끝내 여자는 노인네를 밀었고 쓰러진 할아버지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에서 피를 흘렸으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억세고 남의 일에 잘 나서고 거칠면서 사뭇 여러 사람과 잦은 말다툼에
싸움을 소처럼 길들이듯 뒤따라온 여자이다
여자가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겠지 싶은 마음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씁쓰름하다
도대체 평소 노인과 여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엇 때문에 고무적인 관계가 됐을까?
현재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으나 아무런 진전은 없다
본 사람은 많았으나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며
여자만 경찰서에 가서 진술했는데
말리던 남자 셋이 자신에게 덤비는 바람에 할아버지가 넘어졌다고
했다는 것뿐이다
세상의 진실은 다 어디에 가고 그 형상만 남아 빈 껍데기 살 이에
숨죽이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지 오늘도 의문투성이에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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