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어린이날 오늘 꼭 일 년만인데 작년 이날에 참치잡이 떠난 원양어선은 돌아왔을까? 근심인지 궁금증인지 별 시답지 않는 생각에 날개를 달다 창밖의 골목길에서 들리는 말을 들었습니다 "오늘 어린이날인데 엄마 잃어버리는 아이들은 얼마나 많을까?." 나는 미소를 떠올리며 중얼거렸습니다 "그래 그때 그 시절이 참 좋았지 되물릴수만 있다면 되물리고 싶다" 깊어만 가고 내 마음은 벌써 술렁술렁한 것이 뭉클뭉클 커져 크고 작은 몽우리가 되어 뽀글뽀글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가슴앓이가 깨알처럼 맺히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서히 치솟는 가쁜 혈압을 표시하듯 보듬보듬 신경을 보듬으려 애를 썼습니다 이게 무슨 바람인가? 어린이날인가 하여 눈을 떴더니 아니 벌써 나를 잡는구나 이상하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다 삼켜 버리는 부드러운 이것은 무엇인가? 오만 가지 중 겨우 두세 가지 찾았다 싶은데 창밖에서 아주 짧으면서도 간결하게 끊는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꼭 내 살갗을 거슬려가야만 시원하고 부는 것만이 인기척이 되는 바람 하루에도 수십 번 내 가슴에 안기지만 육체가 없어 느낄 수 없지만, 한때 시원해서 좋았어 지나간 것에 대하여 자랑할 수 있는 바람 보이지 않는 공간을 길이라 길들여 잘 쓰고 있는 바람 어디에서 나서 불어오는 것인지 그 발원지를 알 수 없는 바람 어머니도 없고 아버지도 없을 듯한 바람에 대한 생각들은 오랜 시간 하면 할수록 자꾸만 간결해지고 조금만 더 품다 보면 고결하다 싶어 비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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