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날 바람은 불어옵니다 구렁이가 담장 위를 기어가듯 아주 느리게 움직입니다 흐물흐물 자신의 몸으로 주름잡았다 풀었다 넘실거립니다 그래서일까 선율을 탑니다 나부끼는 깃발처럼 부드러운 율동을 일으키는데 영락없는 오선이 춤을 추고 그 옆의 나뭇잎은 파르르 입질을 시작하면서 되돌이표 되돌아가듯 도도도 어떤 화음을 파내려는지 도끼질합니다 어느새 바람은 오선이 되었고 나뭇잎은 콩나물 악보가 되어 좀 세게 불었다. 아주 세게 불었다 심한 변덕을 부립니다 와다 다다 제 일선을 넘어 제 이선 삼선으로 향했다 죽 끓듯 변하는 콩나물의 변덕으로 오선 줄은 낭창낭창 당겨집니다 쿵 쿵쿵 심장 박동소리 높아지듯 올랐다 철없는 아이가 엄마를 보고 달리듯 쾅 쾅쾅 내렸다 정신없는 감질만 생깁니다 무슨 음인지 어떤 노래인지 결국 이날의 작은 음악회에서는 바람이 지난 후라 하는 언어가 발생하고 끝났습니다 이것은 아마 세상 모든 일은 지난 후 주인공 없는 공연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인가 봅니다 그래 바로 그런 것이 삶이었어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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