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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내 고향 포도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479 등록일: 2011-04-04
내 고향 포도
 海月 정선규

내 고향 8월은
속 알배기 포동포동 살 재워
새콤스레 달콤한 꿀물 지니고
단맛 비리는 계절

지평선 넘어 신평리 포도밭에
지렁지렁 도포 자락 끌고 오시는
양반님 소낙비 쏟아진다 해도
맨발에 가시 찔릴까 싶어 가만가만 걸어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온몸 적시고
더우면 더운 대로 태양빛에 온몸 그을려
까맣게 맛 들어가리니 오지랖 넓은
속 알배기 누가 따낼까

주절주절 맹물만 주워 삼키더니
언제부터인가 미지근하게 뜸을 떠
새콤한 고개를 넘어 달콤해진 조직에 단맛으로
모르는 척 살짝 토라져 무르익는 비상구를
탈출해 나오는 추부포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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