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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굴뚝을 바라보며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214 등록일: 2011-02-27
굴뚝을 바라보며
詩/ 海 月 정선규

비틀비틀 달리는 자전거가
울퉁불퉁 모난 돌덩이 넘어가는데
천생 배고픔으로 낮술에 취해
덜컹덜컹 주정하는 소리로 간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누구네! 집인지 무럭무럭 하얀 연기가
가물거리는 걸음으로 하늘 향해 질주한다

하얀 솜털같이 뭉글뭉글 달라붙는 마음
어느 집에서 밥을 짓고 있구나! 밥 한술 얻어
먹을까 싶은 환장한 허기진 배 사고가 난다

그까짓 것이 무어라고 재산이 무어라고
형제지간 싸우고 집 나와 떠돌이가 되었단
말인가 밥이 그리워지는 저녁이다

파도 쳐 넘어오는 배 고등 소리가 요동하니
그저 한마디 배고프다 집으로 갈까 하는 마음
마을 길 한적한 곳에 고향산천 넋두리한다

먼 산을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집 나온 불효자의 배고픔이 돌아가는 길
화해로 향하는 길이 고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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