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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꽃 반지 추억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197 등록일: 2011-02-15
꽃 반지 추억
詩/海 月 정선규

소설 바람이 일렁이는 언덕바지
숲 머리 찰랑찰랑 사뿐히 들썩이는
잔물결로 하얀 머리 흔들흔들 감고
태양 빔으로 말리는 다섯 잎 클로버

살포시 다섯 손가락 벌려 싸쥐면
두 송이 토끼 꽃은 깍지를 끼고 저 멀리
돌아나가는 추억의 수레바퀴 구르는 소리로
떨궈지는 보랏빛 그리움

달빛 아래 누워 풀 베게 베고 별을 주워 삼키던 밤이
행복 아지랑이 되어 꼬무락 꼬무락 피어올라
꽃 반지 꿰어 끼고 쫑알대던 추억으로 그려지는 만남
보조개 두 개 콕 찍어 미소로 머금는다

그때 그 자리 돌아보니
더위로 젖은 여름 소녀만이
그 시절 되짚어 중얼거림으로 가고
난 그저 낯선 추억 밖의 남자가 되어
물끄러미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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