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죽여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344 등록일: 2011-01-11
죽여봐!

우리 집 형제가 4남매인데
크면서 큰 누나 작은 누나하고는
제법 나이 터울이 커서 함부로 덤비거나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많이도 맞아가면서 컸습니다
그런데 제 밑으로 있는 남 동생과는 나하고 5년 터울이 지는지라
반대로 많이도 때리면서 컸습니다
싸우다 보면 누구와 싸우든 간에 가장 흔하게 주고받은 말이
"너 죽어. 죽인다."였습니다
물론 내 동생하고 싸울 때에도 영락없이 "너 죽여버린다."
하는 말을 습관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많이도 했습니다
모르긴 해도 아마 내 일생에 가장 많이 뇌까린 말이지 싶습니다
내가 레슬링을 가장 좋아해서 우리 형제는 늘 엄마가 없을 때
방 안에서 이불을 깔아놓고 서로 몸을 엉겨붙어서는 레슬링을 하곤 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나는 늘 올림픽 무대라고 생각하고 많이 사람들이 나를 빙 둘러
앉아서 가슴에 태극기를 단 나를 향해 "대한민국! 대한민국!"
열의와 같은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동생을 인정사정없이
이리저리 굴리고 누르고 안아 던지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이좋게 노는 것도 잠시 서로 상대를 향해 반칙이다
무효이다. 자기주장을 펼치며 실랑이 부리다 싸우곤 했습니다
이럴 때 예외가 될 수 없었던 것이 "너 죽어. 너 죽어"였습니다
그러면 동생은 한 마디도 안 지고 악으로 깡으로 대꾸했습니다
"죽여 봐 죽여 봐."
나는 동생을 때리려다 엄마가 올 것 같으면 얼른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일 죽일게. 알았지."
말도 안 되는 말로 얼버무리고는 얼른 밖으로 나가곤 했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 내일이 지금까지 내일로 흘러내린 채 동생은 아무 일도 없이 잘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말을 하되 늘 무엇인가 부족하게 말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댓글 : 0
이전글 화났어요 [1]
다음글 햇살 부서지는 날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372 자유글마당 오늘 정선규 0 10406 2011-04-10
371 자유글마당 황당한 이야기 정선규 0 9917 2011-04-09
370 시.시조 햇빛 그리고 꽃 정선규 0 10724 2011-04-08
369 자유글마당 이상한 나라 정선규 0 10433 2011-04-06
368 시.시조 별이 쏘다 정선규 0 10370 2011-04-06
367 시.시조 보리밭 샛길로 정선규 0 10535 2011-04-06
366 자유글마당 시알 품었다 정선규 0 10372 2011-04-06
365 자유글마당 고기 안 먹어요 정선규 0 10317 2011-04-04
364 시.시조 내 고향 포도 정선규 0 11193 2011-04-04
363 메모.비망록 입체적인 세상 정선규 0 9686 2011-04-03
362 시.시조 송이 꽃 정선규 0 9799 2011-04-01
361 자유글마당 사람도 별수 없네 정선규 0 9944 2011-04-01
360 자유글마당 형님을 팝니다 정선규 0 10526 2011-03-31
359 시.시조 하루살이 정선규 0 10929 2011-03-31
358 메모.비망록 아버지 정선규 0 10145 2011-03-31
81 | 82 | 83 | 84 | 85 | 86 | 87 | 88 | 89 | 9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