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형제가 4남매인데 크면서 큰 누나 작은 누나하고는 제법 나이 터울이 커서 함부로 덤비거나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많이도 맞아가면서 컸습니다 그런데 제 밑으로 있는 남 동생과는 나하고 5년 터울이 지는지라 반대로 많이도 때리면서 컸습니다 싸우다 보면 누구와 싸우든 간에 가장 흔하게 주고받은 말이 "너 죽어. 죽인다."였습니다 물론 내 동생하고 싸울 때에도 영락없이 "너 죽여버린다." 하는 말을 습관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많이도 했습니다 모르긴 해도 아마 내 일생에 가장 많이 뇌까린 말이지 싶습니다 내가 레슬링을 가장 좋아해서 우리 형제는 늘 엄마가 없을 때 방 안에서 이불을 깔아놓고 서로 몸을 엉겨붙어서는 레슬링을 하곤 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나는 늘 올림픽 무대라고 생각하고 많이 사람들이 나를 빙 둘러 앉아서 가슴에 태극기를 단 나를 향해 "대한민국! 대한민국!" 열의와 같은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동생을 인정사정없이 이리저리 굴리고 누르고 안아 던지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이좋게 노는 것도 잠시 서로 상대를 향해 반칙이다 무효이다. 자기주장을 펼치며 실랑이 부리다 싸우곤 했습니다 이럴 때 예외가 될 수 없었던 것이 "너 죽어. 너 죽어"였습니다 그러면 동생은 한 마디도 안 지고 악으로 깡으로 대꾸했습니다 "죽여 봐 죽여 봐." 나는 동생을 때리려다 엄마가 올 것 같으면 얼른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일 죽일게. 알았지." 말도 안 되는 말로 얼버무리고는 얼른 밖으로 나가곤 했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 내일이 지금까지 내일로 흘러내린 채 동생은 아무 일도 없이 잘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말을 하되 늘 무엇인가 부족하게 말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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