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가 무척이나 추워서 그런지 다들 허리까지 동여맨 채 주머니마다 하나 가득 손을 찔러넣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것이 나룻배를 바쁘게 종종거리는 손짓으로 움직여 강을 건너가는 운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언제나 삼총사처럼 붙어 다니는 우리 세 사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은 많은지 추위에 쫓기듯 정신없이 걷다 뛰다 천방지축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서둘러 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은행나무 아래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뭔가 뚝 하고 떨어졌습니다 우리는 입을 모아 "이게 뭐야" 하면서 눈을 지그시 깔고 땅바닥을 바라보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난데없는 말을 했습니다 "아니 이거 누구 주머니에서 나왔어." 나는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누구 주머니는 은행나무에서 금방 떨어졌잖아" 투박하게 내뱉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술 더 떠서 말했습니다 "너는 또 누구 주머니에서 나왔어." 참 그런데 이번에는 말 한마디 않던 형님이 나섰습니다 "내 주머니에서 나왔어. 내가 꺼내 놨어. 이제 보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더니 누구는 어느 주머니에서 나왔느냐 하고 누구는 내 주머니에서 나왔다 하니 떨어지는 은행에도 서러워 울어버릴 것 같은 날이었습니다 아무튼 세상에 모든 것들은 생명이 있어 자유로운 표현 가운데 자기를 알아보는 운치로 재미있게 사는가 봅니다.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