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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505 등록일: 2010-12-09
봄 海 月 정선규

모닥모닥 봄볕 추슬러
아지랑이 지피는 들녘
바람결에 닭살 돋아 걸친 홑이불
제비 뽑아 나오듯 옆구리에서
새싹 등이 감질난다

교회 앞 봄맞이 대 바자
후덥지근한 옷 깔끔하게 벗어
차분히 개켜 부끄러이 기증하고
속으로 신나서 돋는 꼬까옷 맞춤
그 들뜬 마음은 늦은 설빔 같다

들길에서 산길로 채색 바느질이
여기저기 폭죽 터지듯 뭉글뭉글
봉오리 풀리는데 김정호 할아버지의
대동여지도 본뜨는 듯
그리는 생명의 고지 우리가 온다는 것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참 산다는 것은 어디나 감질나는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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