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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아늑하고 아득하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230 등록일: 2025-03-18
아득하고 아늑하다 

추석 하늘에 슈퍼문 열렸다 
땅의 어둠은 옅어가는 듯했다 
달빛에 섞인 밤은 반은 어스름한 게  
모름지기 어두워지고 싶지만 할 수 없는 
난감한 표정이었다  
아직 걸어왔던 길보다는 가야 할 
길은 멀었다 
왜 이렇게 추석은 먼지 
가물치 한 마리가 슈퍼문안으로 
유유히 헤엄쳐 지나갔다 
슈퍼문의 둘레는 
어둠에 폭 싸여 아늑했다 
잘 모르겠지만 밤이 깊다는 것은 
아무리 걸어도 줄어들지 않는 
거리만큼 일 것이다 
달빛에 둘러싸인 나는   
밤꽃 향기에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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