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
귓전의 쇳물 떠다니는 소리에
마음 산란했다
저 멀리 산을 깎아질러 만든
전원 마을 바라보는데 산 중턱에
반달을 덮어 놓았다
수많은 헤아릴 수 없는
쇳가루가 그 속을 떠다녔다
쇳가루는 불에 닿을 때마다
전파를 지지직 끓였다
바깥에 들리는 소리가 없음에도
문명이 덜떨어진 탓인지
문화의 차인지 없는 것으로
있는 것처럼 허상에 취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