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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밥 먹기 싫은 날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897 등록일: 2025-02-27

밥 먹기 싫은 날

생일날 아침

밥맛도 가셨는데 친구 아들 녀석은

아침밥 권했다

밥의 반대말로 밥값 요구했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사리

말문이 열리지 않았다

밥의 반대편으로 무엇이 보였지

물을 붓고 낟알이 풀어지지 않을 만큼

끓인 게 밥이라면 아주 퍼져 버린 죽이었다

아니 잠깐 밥하면 반찬이지

스텝은 엉켰다

친구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을

밥 먹듯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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