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봄여름 가을 겨울
평평하다 높고 낮음이 없다
부귀영화 없어 편만하다
봄여름 가을 겨울 서민적이다
특권도 없는 다 같은 봄이고
다 똑같은 계절이다
봄여름 가을 겨울 막역하다
우리가 한두 번 만난 사이던가
남의 봄은 나의 봄이었고
나의 여름은 남의 여름이었다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