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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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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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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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548 등록일: 2023-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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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처럼 꽃이 피는 봄이 오면 형이 온단다 벚나무를 찾아서 말해주었다 그리고 1월이면 꽃을 피우라고 잔뜩 꼬집어 주었다 그렇더라도 벚나무는 4월을 품고 있었다 나는 늦겨울을 향해서 조금만 더 힘을 내라면서 은근슬쩍 자리를 좀 빨리 비워주었으면 하고 뜻을 내비치었다 하지만 겨울의 말은 내일모레이면 소한이 도착한다고 그건 아니란다 이번에는 달력을 붙들고 이야기 건넸다 딱 한 달만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달력은 시간을 망칠 사람이라며 일침을, 내리꽂았다 그렇게 4월은 와락 안겨 왔다 봄은 꽃을 피웠고 누군가 고삐를 틀어쥔 듯 홀연히 형은, 나타났다 하지만 꽃잎은 떨어지고 있었다 고작 인생이라는 게 세월의 유통기한, 표시인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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