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말한다
겨울이 하늘 창가엔 너울너울 찬 바람이 파도를 타고 있다
그의 몸집은 추위에 놀랐는지 견디고 견디려고 찬란하게 피었다
그토록 견디고 살기 위해서 그토록 살아서 견디기 위해서
몸부림의 끝으로 조금씩 조금씩 뚜렷하고 단단하게 웅크렸다
웅크리고 또 웅크려서 더는 깨질 듯하고 또 터질 듯한데
그 달빛은 구김살 하나 없이 오직 반짝반짝 달밤을 속삭이고 있다
달은 여름에, 다르고 또 겨울이면 다르다
더운 여름이면 그늘이 까막산처럼 솟아오르는 저 하늘 끝으로
몸을 밀고 추운 겨울이면 할 수만 있으면 추위를 막느라고
몸을 작고 단단하게 그러니까 지저분하게 난 털을 깨끗하게 다듬은
토란이 되곤 한다.
아마도 달의 형질은 신축성을 겸비한 아주 민감한 피부인가 보다
그의 몸집은 기후로 말미암아, 몸집에 미치는 영향으로 휘돌아 나가
때를 따라 흘러가는 삶을 하늘에서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