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자리
어제는 비가 내렸다.
4월의 마지막 봄비가 소리소문없이 온대지를 즈려밟듯 내렸다.
비가 내릴 때면 다들 빗방울 부딪히는 창문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달랜다.
그리운 누군가가 내 방 창문을 두드리며 다가오는 듯하고
생각나는 그 누군가가 밖에서 비를 맞으며 노크하는 듯하다.
아무튼 비는 그리움의 대명사가 된지 이미 오래이다.
그리움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는가보다.
그래서 비가 내리는 날이면 한 잔의 커피를 창가를 서성이며 마시는가보다.
그렇게 그리움은 자라는가보다.
하지만 어느날 아침 눈을 뜨고 일어났을 때 난데없는 비가 내린 자리에는
내 안경이 있었다.
비가 내리고 나면 나무도 새소리도 풀잎도 모두가 깨끗하게 단장한 모습은
싱그럽고 아침햇살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비가 내린 다음 날이면 안경을 쓰고 보는 것처럼
밝은 세상을 발견한다.
어떻게 말하면 눈이 밝아졌다고도 할수 있고 마음이 밝아졌다고도
말할 수 있는 나만의 전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것이다.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듯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게 이땅에서의 삶이고 소망이기에 버릴 수가 없다.
나는 오늘도 이 땅을 딛고 하늘을 바라본다.
내가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