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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꽃이 진 자리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5959 등록일: 2022-04-23

<font face="바탕" size="3"><b>꽃이 진 자리 </b></font><div><font face="바탕" size="3"><b><br></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벚꽃이 졌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꽃비를 내리며 애잔하게 사라졌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하지만 세상은 여전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서천의 뚝방길로 사람들은 지나가고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오며가며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바람이 불고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여느 날과 전혀 다름이 없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어쩌면 이런 게 세상이라고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나를 향해 비웃는 것 같았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죽은 사람만 억울하다고.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역시 지는 꽃만 억울하고 싶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벚꽃나무 아래 철쭉이 피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마치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는 것처럼.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그들은 침묵 속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이게 세상의 매정한 순리일까 싶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누가 죽든지 세상은 돌아갔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그 누구의 죽음도 세상을 멈출 수는 없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그 어떤 기쁨과 슬픔도 세상의 순리를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바꿀 수는 없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한 세대는 오고 한 세대는 가고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기쁨도 잠시요 슬픔도 잠시요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이슬과 같은 존재였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세상은 돌아갈 뿐 누구의 죽음 누구의 기쁨에는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관심이 없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그 무엇이라도 무난히 통과했다. </b></font></div><div><font face="바탕" size="3"><b>올 여름이 무더울 것 같다.</b></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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