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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인연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222 등록일: 2022-01-13

인연


온몸에서 통증은 기지개를 켰다
내 몸은 종합병원이었다
겨우 몸 안의 돌을 캐냈는데  
이제는 통증을 지지고 볶아야 한다 
참 사는 게 지루하다 
밥은 돌려놓았고 빨래는 접어 놓았다
남들이 쉽게 하는 말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자신을 놔주고 싶었다
아프다는 것은 고단한 여정이었다 
삶은 팍팍했다
육체의 고통이 없는  
그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었다 
안 먹고 안 나가고 안 만나고 
다 귀찮고 싫어서 망가뜨렸다  

그녀의 마음은 심란해지려 했다   
그렇게 있지 말고 검사해 보라고 등 떠밀었다 
일하는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녀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고 인생의 버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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