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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겨울바람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637 등록일: 2021-11-22
겨울바람
산책길에 바람이 불어온다
자지러지도록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서야
가흥교의 나부끼는 깃발에 눈길을 주었다
세차게 불어닥치는 바람소리에
날씨는 스산하게 섞이듯 피어났다
한 잔의 와인이 그리운 날이다
어제 마신 와인은 뱃속에서 화하고
치열하게 끓어올랐다
혀끝으로 부드럽게 와닿는 와인의 뒤끝은
감미로운 잔상의 여운으로 깃들었다
겨울바람은 예리하게 속살 깊숙히 파고들었다
온몸의 세포에 불이 켜지듯 짜릿한 전율은
숨을 몰아쉬며 내가 살아 있음에
그렇게 감사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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