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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하룻밤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360 등록일: 2021-11-08

하룻밤


목이 아파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이리저리 몸을 뒤척인다 
위층에서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럴 때 보면 참 눈치도 없고 
예의도 없다
남은 목이 아파서 힘든데 
어쩌면 저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잠시라도 아픔을 잊기 위해  
내 마음의 별을 손꼽았다
하나둘 셋 가슴이 시리도록  
꼭 안아 포근히 얼싸안아 주었다
어느덧 어둠은 휘발유가 되어 날아갔고  
창밖에서는 새벽의 윤곽을 그리고 있었다 
그제야 누군가 말해줄 것 같았다
아플 만큼 아팠고 참을 만큼 참았으니 
인제 그만 
아픔만큼 비 온 뒤에 땅은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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