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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내 고향 명함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3792 등록일: 2021-08-27

내 고향 명함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우산을 주르륵 훑어 내리며    
흔들리는 빗소리를 듣는다 시믈시믈 
그리움을 솎았다 

내 고향 추부는  
맛을 벼리는 게 으뜸이었다 

칠 팔월이면 송이를  
집에서 맞았다 그녀의 
새콤달콤한 양칫물을 받아 
이를 벼렸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이면 
추위에도 깻잎은 주눅이 들지 
않았다


깻잎에는 다른 뜻이 없는 양 
생기발랄한 표정으로 뜸이 들었다

깻잎을 기쁨으로 벼리는 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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