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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술길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621 등록일: 2021-05-03

술길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은 떨어졌다.

아직 바람의 길은 먼 것일까. 

멈추지 않았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그 낙엽에도 내 마음은 움직였다. 


낙엽을 보고 있으면 곧 

누군가는 술에 취해 먼 길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그 먼 길을 떠날 것이라는  

예고장이 되었다.   


술에 취해서 사람이 죽고 살았다. 

마음은 들떠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마구 흔들렸다. 


필름은 미친 듯이 끊어졌다.  

알코올 중독은 세상을 향한 포효였다. 

차라리 세상을 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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