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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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되어버린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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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
추천: 0건
조회: 4361 등록일: 2020-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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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되어버린 추억 가을의 어느 날 소년은 사르르 잠에 떨어졌다. 눈을 감은 그곳에서는 고장이 난 듯 안방 뒷문이 사르르 입을 벌렸다.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는 모양처럼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 빛깔의 희귀한 무궁화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눈이 어른어른한 것이 눈부시게 화려했다. 형용 색색 이목구비가 뚜렷한 게 무지갯빛 나이테를 형성하고 있었다. 나는 꽃의 행성이 되어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 일곱 빛깔 꽃 가운데 정열적인 새빨간 꽃잎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그 정열을 이기지 못하고 말았다. 꺾고자 고개를 숙이는 순간 꽃인지 새인지 아니면 떨어지는 꽃잎인지 새빨간 새 한 마리가 달아났다. 그 순간은 참으로 절묘했다. 꺾으면 날아가리라. 꺾으면 날아가리라. 단단히 마음 먹고 기다리고 있었던 듯 잡지 못한 아쉬움을 더 했다. 나는 그 꿈이 다한 뒤에도 아직 가시지 않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운치 앞에서 “이게, 아닌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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