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가슴으로 낳은 자식은 있다는데 가슴으로 맺은 어머니는 없을까. 가끔은 주위에서 듣곤 한다. 팔자에도 없는 자식 하나 더 두어서 고생이라고. 이것이 나를 한 말일 줄은 몰랐다.
어머니는 아들 하나 잘못 만나서 마음고생을 하셨다. 내 형편을 아시는지라 당신께서 도와주겠다고 나섰다가 화를 당하셨다.
어머니는 그 여자한테 연탄을 팔았다. 하지만 그 여자는 연탄값을 차일피일 미루고 주지 않고 있었다. 어머니는 젊은 여자에게 갖은 수모를 당했다. 어느 날 눈이 내렸다. 연탄을 창고도 아닌 곳에 떼어 놓았다가 그만 다 젖고 말았다.
그 여자는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는 듯이 이를 명분으로 연탄이 물을 잡아 먹었다며 지붕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돈을 주지 못하겠다고 버텼다. 그렇게 여자는 칠십이 가까운 어머니를 제 몸종처럼 부려 먹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묵묵히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연탄이 젖지 않도록 응급처치를 하셨다. 하지만 목수의 손길이 가야만 완벽한 마무리가 될 수 있었다.
결국, 어머니는 목수를 불러야만 했고 목수에게 줄 돈이 필요했다. 어머니는 이 문제를 놓고 집에서 기도하셨다.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셨는지 목수를 불렀다.
함박눈은 속절없이 내렸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장갑을 끼고 나가셨다. 어머니는 그렇게 아들의 십자가를 대신 지시고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셨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모도 마다하지 않으셨다.
나는 나중에야 이 사실을 어머니께 들어 알았고 화를 내었지만, 어머니는 들려주셨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하지 말라.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 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 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로마서 12:14 ~21)
이 말씀은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