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없는 커피
“무슨 커피라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3 월의 초봄 싱그러운 아이스크림을 감미롭게 먹고 싶었다.
하지만 “집사님 이런 것도 먹어야 시가 나와요”
공 목사님의 구수한 너스레에 넘어갔다
커피의 인상이 참 새로웠다
아이스크림이 뜨거운 커피를 단숨에 뒤집어쓰고 모락모락
달팽이집에서 결집을 감미롭게 풀고 기어 나오고 있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비벼 먹으려 하다 국에 말아 먹으려 하다가 걸려 넘어졌다
“어떻게 먹는 거지 ?”바싹 착석했다
아무도 모르게 지그시 오른쪽으로 눈을 흘기고 또 왼쪽으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다들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한 치의 움직임이 없었다.
나도 그냥 있었다.
참 잘했다 왜냐하면 가만히 보니까
그 커피는 비벼 먹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말아서 먹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냥 떠먹으면 되는 것이었다.
나의 망설임은 예술의 정점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