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말 걸기
교회 화장실 앞 긴 의자에 어르신이 앉아 있다.
전도지를 바라보시며 “그게 뭐예요” 묻는다.
“전도지 예요” 대답했더니
“우리 손녀가 올해 서른일곱 살인데 서울에서 공무원 해요.
같은 공무원 남자를 만나서 오늘 서울에서 결혼하는데
제 몸이 종합병원이라 못 갔어요.”
뽀송뽀송 어르신의 눈가에 방울토마토 맺히고 눈빛 가운데 그리움이
술렁이고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어르신의 절망은 가슴에 새까맣게
구멍을 냈다.
반쯤은 정신이 나가다시피 하여 먼 산을 바라본다.
앞으로 손녀는 꽃길만을 걸으며 행복하기를 바라는
체념 아닌 체념에 묻혀 있다.
오늘 아침 아들이 갔으니 사진은 찍어오겠지요
그 사진을 보면 알겠지요. 그토록 기도하고 애원하고 있었다.
그깟 손녀가 뭐라고.
언제부터인가 손녀는 어르신의 삶에 버팀목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