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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백일홍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7638 등록일: 2010-09-14

백일홍 海月 정 선 규

당신의 붉은 꽃잎은
더위의 극점인 말복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산 능선으로 흘러내리는
너울진 곡선미에 실오라기 같은 옷이
더위에 퇴색한다

당신의 백일 운명
하루가 백일 같이 길고도
백일이 하루와 같이 짧은 시간
며느리가 시어머니 수더분하게 모시듯
말없이 가지 위에서 붉은 꽃만을 터트렸다

왜 어차피 백일로 주어진 삶이라면
세월을 아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붉게
지내는 것이 삶의 질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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