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아래
들녘으로 향하는 유리창 넘어
토닥토닥 등줄기 두들겨
겨울 쫓는 푸근한 소식이 전해오면
촉촉한 머리 위로 풀썩 주저앉아
찢기는 모자를
새치름하게 가로질러 나오면
하늘에 조미료 같은 햇살은
은은한 은빛을
영롱하게 터트려 여울을 짓느라
온몸에 전율을 싸지른다
4월은 풀꽃 교실
모락모락
따사로이 모락모락
아지랑이 볶아 오르는 햇살은
칠판 왼쪽 모퉁이에 떠든 사람
뒷동산 자리에 앉은 산골 소녀 진달래
영철이네 집 울 밑에 오롯이 서 있는 개나리
저기 산마루 오솔길에서 하얀 목덜미 내놓고
일광욕하는 야생화 적어놓고
감미로운 봄날은 화하고도 화사하게
은단향으로 살아나는 봄 처녀는
지그시 아랫입술을 배시시 깨물고
진한 우윳빛에 곰 삭히는
온유한 진국으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