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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6591 등록일: 2016-09-11

 
 쿵 하고 땅 꺼지는 소리에 콩알만 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도대체 무슨 일일까.
궁금증을 밝히는 나는 더는 견디지 못하고 창문 곁으로 날아간다.
대문이 활짝 열린 영식이네! 집이 보이고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뭐라고,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찌르륵 찌르륵 고장 난 라디오 주파수에서 잡음이 나는 것처럼
아직 다 버무려지지 않은 김치에서 소금이 빠져 싱거운 듯 잘 들리지 않는다.
어렵사리 바람은 멈추고 공기를 조율하여 들리는 말이 내일모레이면
영식이 결혼식이라.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소리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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