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십육
년 삼월 십칠일 객주문학관 입주신청서를 내기 위해 이문기 스튜디오를 찾아 반명함판 사진을찍고
난 후 현상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뜻밖에전화가
왔다.
나는
중년의 중후한 목소리에 아주 근엄한 말투를 쓰며 전화를 받았다.
“아!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강원도
태백에서 현대세탁소를 운영하시는 최순덕 집사님이었다.
“아!
네!
집사님!”
“선생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아,
예
집사님 덕분에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은
괜찮으시고요.”
“예
그렇다마다요.”
“불현듯이
선생님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요.”
아!
예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있으세요.”
“예,
일단
내일 병원에서 퇴원할 겁니다.
그리고
방을 얻고 현재 진행 중인 종이책 생계형 남자 시집 원고를 잘 마무리해서 출판사에 넘기고 경북 청송에 있는 객주문학관에 들어가서
6개월
있으면서 책 낼 생각입니다.”
“그런데
집사님은요.”
“대학은
졸업했고 이젠 대학원 다니다가 휴학하고 현재 쉬고 있습니다.”
“사회복지과
다니셨지요?
자격증은
따셨나요?”
“예
혹시 나중에 내가 요양원을 한다면 그때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선생님 요즘 생활은 어떠세요?”
“어렵지만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제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왔으니 정말 기적 같습니다.”
“블로그에
들어가서 보니까 책 많이 내셨던데요.”
“예
지금까지 모두 전자책 열한 권 내었으며 올해 일월에 종이책 아내와 맞춤법 한 권 내놓고 시집 생계형 남자 종이책 두 번째 원고 수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가 종이책 세 권 전자책 두 권 내는 것인데 생계형 남자가 속을 썩이네요.
몇
주 전에 샘플을 받아 보니 오래전에쓴
글이라서 그런지 영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수정하자니 이미 전자책으로 출간되어 판매하는 책 내용을 수정해도 되는지 아니면 오타만 수정해야 할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거의 한
달째 작업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글은 작품이 좋아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그리고
지금은 선생님이 어떤 글들을 쓰시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
처음 만났을 때 쓰시던 글이 좋아서 지금도 많이 생각나요.”
하시니
신바람이 나면서 연말이면 쌀 한 말 내어 가래떡 해서 보내주셨던 시절이 떠오른다.
언젠가
집사님께서 물어오셨다.
“선생님
뭘 좋아하세요.”
나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대답하듯 말했다.
“글쎄요.
특별히
좋아는 게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글쎄
그런 것이 있었든가 그저 막막하고 막연하다가 불현듯이 주마등처럼 가래떡이 섬처럼 떠올랐다.
“집사님
가래떡이 생각나네요.”
“그래요.
그럼
가래떡 해서 보내드릴 테니 주소 불러보세요.”
“괜찮은데….”
“그러지
말고 불러보세요.”
그렇게
시작된 일이 매년 연말이면 떡국이라도 끓여 드시라고 태백에서 가래떡을 택배로 보내주셨는데 나 혼자 다 먹을 수가 없어 방방이 다 나누어 주고
먹을 만큼 남겨놓고 텔레비전을 볼 때 책 읽을 때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좋아서 질리도록 먹었다.
집사님이
떡이 택배로 오는 동안 굳을세라 얼마나 겹겹이 정성을 다하여 꼼꼼하게 비닐로 쌌는지 떡이 굳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지 하나도 굳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안 계시다고 하니까 새해라고 누가 떡국 한 그릇 끓여주는 사람 없을 것이고 총각이 혼자 있으면서 떡 해먹을
리도 없으니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그렇게 해마다 챙겨주셨으리라.
“선생님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생각이 나서 전에도 몇 번 전화했더니 안 받으시거나 전원이 꺼져 있더라고요.”
“하하하
폐쇄 병동이라서 전화를 받을 수가 없어서 늘 꺼놓습니다.”
“선생님
책이 출간되면 꼭 연락하세요.
제가
사서 보기도 하고 주위에 많이 알릴게요.
선생님
글은 정말 좋아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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