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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여름 고백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6417 등록일: 2016-01-03
여름 고백  
  
잠결 위를 아련하게 거닐어 뜨거운 햇살의 가시를
쏘아붙이는 아침
무거운 몸을 가누면서 눈을 떠보니 온통 방안의
햇살은 어제보다 한 가락의 무게를
덧뿌리고 있다.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해도 물 흐르듯 땀이 흘러내리는
오늘의 찜통더위를 느끼면서
보기 싫은 듯 두 눈을 찔끔 돌아누워 감는다.
창밖의 골목에서는 벌써 찜통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는지
아궁이에 불을 때는 듯
방바닥이 조금씩 뜨겁게 맛이 가고 있다.
조금만 더 뜨거워진다면 유월의 빨간 장미
그 강렬한 열기에 데어 내 몸에 뜨거운 상처가 나지
않을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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